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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25_1_Cruise (Singapore,Penang,Phuket)

5박 6일 동남아 크루즈 여행 소감 - 로얄 캐리비안 앤썸호

by ruri 2025. 2. 17.

싱가포르 2박+크루즈 5박 총 7박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일단 내 생각보다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 더 힘들어졌고, 그 덕분에 다녀와서 하루를 꼬박 몸살이 나서 앓았다. (열이 38도 넘게 올랐다.)

그래도 간단히 소감을 남겨 보려 한다. 

 

1. 이번 여행의 일등 공신

바로 경량 휠체어. 진짜 이거 없었으면 여행 못했을 것 같다. 

원래 엄마의 걸음이 불편하지만 이때까지 국내여행이나 해외여행에서 휠체어를 가져가 본 적이 없다. 

굳이 가져가면 보행기를 가져갔었다. 

집에 큰 휠체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해외에 가져가서 택시를 탄다거나 비행기 수화물로 맡기기가 힘들 것 같아서 경량 휠체어를 주문했다.

그리고 대단히 만족했다.

해외에서 택시를 타도 휠체어를 접으면 작기 때문에 웬만하면 트렁크에 다 들어갔고, 

약 11.5kg으로 성인 여자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수준이라서 덜 고생했다. (집에 있는 휠체어는 절대 한 손으로 못 든다.)

넓은 크루즈를 이곳 저곳 다니기도 수월했고 기항지에서 돌아다닐 때도 비록 혈육과 나는 고생했지만 엄마는 편하게 여행하셨다. 

그리고 크루즈에 휠체어를 탄 승객들이 많아서 엄마도 마음이 편하신 것 같았다. 

크루즈 탑승할 때, 기항지에 내리고 탈 때 모두 스태프들이 도움을 많이 주었고, 같은 승객들도 특히 서양인들은 배려를 많이 해줘서 여러모로 이번 여행 최고의 선택이었다.  

 

2. 이왕이면 스위트 등급으로

솔직히 스위트 혜택을 100% 다 이용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다시 가족과 크루즈 여행을 간다면 스위트 등급, 그것도 Sky등급 이상으로 예약할 것 같다. 

만약 친구들과 간다? 그럼 좀 고민할 것 같다. 그런데 넷 이상이면 기본 커넥티드룸+더 키를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친구들과 간다면 방에 많이 있지 않을 것 같아 굳이 방에 투자 안 해도 될 것 같고,

그러면서 화장실을 두 개는 반드시 확보하고 스위트에 준하는 혜택을 누리려면 커넥티드 룸에 더 키 조합이 좋지 않을까? 

여하튼 제일 좋았던 것은 크루즈를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조식 식당들이 다 붐벼서 뷔페식당마저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했는데 스위트 전용 코스탈키친에 대기없이 입장해서 조용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 VOOM을 스위트 투숙객에게는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도 좋았다. 

엄마가 해상에서도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유튜브를 즐기시며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저녁시간에 스위트 라운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샴페인이 너무 좋았다. 

 

3. 크루즈가 어르신들을 위한 여행이라고 하는데 전혀 아님!

일반 여행에 비해 크루즈가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어르신들을 위한 여행이라고 하던데,

실제로 다녀오니 크루즈 안에서도 할 것들이 너무 많고, 기항지에서도 제대로 즐기려면 본인의 체력이 좋아야 가능하다. 

우리는 아침먹고 좀 돌아다니다 방에서 저녁시간까지 쉬다가 저녁 먹고 와서 잘 준비하고 10시~11시에 자는 아주 새나라의 어린이 스케줄을 보냈다. 

그것이 너무 아쉽다. 

여행 후반부에 엄마를 방에 모셔놓고 혈육이랑 선내를 놀러다녔는데 너무 할 것도 볼 것도 많아서 제대로 못 즐긴 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빙고 게임, 컬러링 클래스, 클라이밍, 서핑, 서바이벌 게임, 댄스 클래스 등등 많은 활동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밤에는 디제잉 클럽도 있고 나름 나이트 라이프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댄스파티에서 전 세계인들이 로제의 아파트에 맞춰 춤추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내 생각에는 크루즈 여행은 40~50대의 연령이 즐기기에 딱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친구들과 다시 오고 싶었다. 그럼 기항지에서도 끝장나게 놀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4. 공연에 목숨 걸지 말자.

가끔 크루즈 카페에 가면 승선하자마자 공연 예약하라는 가이드가 있는데, 일단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시간 맞춰가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유일하게 Spectra's Cabaret를 승선 전에 예약했는데 그날 컨디션 난조로 공연을 보지 못하고 날렸다. 

나중에 보니 예약한다고 좌석을 따로 빼놓는 것은 아니라서 예약의 의미가 있나 싶더라.

그때그때 상황봐서 움직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여행동안 Spectra's Cabaret, Tap factory, We will rock you. 세 개 공연을 봤다. 

일년에 연말정산 공연예술비가 200만원 정도 나오는 관극러로서 공연에 그렇게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공연의 퀄리티가 낮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하다. 

내가 시체관극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닌데도 사람들이 제재없이 들락나락하고 앞에서 어린아이들이 몸부림치고 하는 것을 보니 극에 집중이 안되더라. 

Tap Factory - 로얄캐리비안 앤썸호 공연

그래도 추천한다면 Spectra's Cabaret>We will rock you>>>Tap factory이다. 

Spectra's Cabaret은 종합 예술 공연으로 언어의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고 짧아서 좋았다.

Tap factory도 비슷한데 그래도 Spectra's Cabaret가 더 볼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We will rock you도 영국에서 공연하는 오리지널 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노래, 연기 다 좋았으나 공연시간이 길고 영어의 압박이 있어서 미리 스토리 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 서양식 스몰토크... 힘들었다.

이건 물론 내가 영어를 못해서 일 수도 있고, 내가 극 I의 성향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크루즈 스탭들의 하이텐션, 스몰토크... 힘들었다. 

코스탈키친 디너 시스템이 여행 내내 같은 웨이터가 우리 테이블 담당하게 된다.

웨이터가 자꾸 우리 테이블에 와서 말을 걸 때마다 대학교 1학년 영어회화시간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 미치는 줄 알았다. 

이미 나의 어휘는 첫째 날에 떨어졌는데 5일 동안 "Good" "Nice" "Perfect" 등등으로 돌려 막기 하느라 힘들었다. 

극 I들이라면 이런 크루즈 분위기에 미리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크루즈 여행을 하는데는 문제는 없지만, 확실히 잘하면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영어 회화공부 많이 하고 가자!)